조르다노 원목마루의 시작, 부르고뉴 폰테인 숲 이야기 (3) 조르다노의 나무는 왜 프랑스에서 자라나요?


프랑스 부르고뉴(Fontaines) 숲. 조르다노(Listone Giordano)의 원목마루는 왜 이곳에서 시작될까요?


조르다노는 이탈리아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제품의 핵심 재료인 오크만큼은 프랑스에서 자랍니다.
그것은 단순한 ‘수입 원산지’의 선택이 아닙니다. 조르다노가 마루를 디자인할 때 출발점이 되는 건 언제나 자연이며, 프랑스 오크는 그 자연의 흐름 속에서 자라난, 가장 안정적인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부르고뉴 지방은 오크가 자라기에 가장 이상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연평균 온도 변화가 완만하고, 강수량이 일정하며, 토양은 점토와 석회암이 혼합된 구조로 깊이 있게 수분을 머금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오크는 빠르게 자라지 않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시간을 쌓아가며 밀도 높은 목질을 형성합니다. 이것이 바로 ‘슬로우 그로잉(slow-growing)’ 원칙입니다. 조르다노는 성장보다 ‘깊이’를 선택했습니다.


이 지역의 오크는 나이테 간격이 조밀하고 결이 일정하며, 수축과 팽창이 적은 특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조르다노의 마루는 수십 년이 지나도 틀어지지 않고, 표면의 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독보적인 품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폰테인 숲은 프랑스 국가 산림청(ONF)의 엄격한 관리와 승인 체계 아래 운영되며, 조르다노는 이 숲의 일부를 직접 소유하고 있습니다. 숲은 수십 개의 구획으로 나뉘며, 매년 벌목 대상이 되는 나무들은 수령, 건강 상태, 위치, 구조적 품질 등을 기준으로 선정됩니다. 심지어 개인 소유의 숲이라 해도, ONF의 규제와 감사를 거쳐야만 벌목이 가능하며, 조르다노는 이러한 시스템을 법이 아닌 ‘철학’으로 받아들입니다. 더딘 과정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음 세대를 위한 숲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조르다노는 프랑스 현지에 전용 제재소를 운영하며, 벌목된 오크는 숲에서 멀지 않은 그곳으로 옮겨집니다. 제재소에서는 수분 균형을 위한 자연 건조, 세심한 수직 절단, 목질별 선별 등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 후 이탈리아 본사로 이동해 최종 가공이 이뤄집니다. 이처럼 생산의 모든 단계가 자연과 시간의 흐름을 따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루가 되는 오크는 단순히 좋은 나무가 아닙니다. 시간과 환경,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겹겹이 쌓인 결정체입니다.
부르고뉴 폰테인 숲에서 자란 오크만이 가질 수 있는 이 깊이와 안정성은, 단순히 ‘프랑스산’이라는 표기 너머의 가치를 지닙니다.

조르다노가 프랑스 오크를 선택한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그 나무는, 숲과 사람과 시간이 함께 만든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1,000년 전 수도사들로부터 시작된 부르고뉴 폰테인 숲의 관리 철학,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그 유산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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